한적한 오후에 나는 여기서 시간을 보낸다.
큰창이 있어 좋고 그 너머로 듬성듬성한 사람들의 걸음걸이가 좋다.
어느새 노랗던 은행잎은 모두 사라지고 굵고 꺼먼 가지들만 만세만세 하고 있다.
이틀새 내렸던 눈들은 아직 덜 말라 마로니에 공원 한켠에서 졸고 있다.
춥겠지.
나른한 빛의 시간이 꺼져가면 어둠이 이 곳을 공격할거다.
나가기가 두렵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머물수는 없고.
그래서 밤은 항상 불안하다.
해가 사그라진다.
아르코의 붉은 벽들은 단단히 팔을 오문다.
난 흐릿한 눈으로 창을 보고 있다.
어느 곳에 내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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