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17일 토요일

저절로 닫히는 냉장고 문

밤이 되었고 나는 알수 없는 감정에 휩싸였다.
눈을 감는다.
온갖 현란한 빛이 날라 다닌다.
어느새 그 빛들은 나를 가둔다.
눈을 뜬다.

창밖은 어두워서 비가 올 것 같다.
오늘 밤은 비가 친구가 될 것이다.
습한 공기를 맞는다.
다시 눈을 감는다.

소설의 한 여자가 떠오른다.
지금 그 여자의 손을 잡으려 한다.
그 여자는 그 남자를 배신하였지만 나는 그녀에게 버림받기 싫다.
눈을 뜬다.

갑자기 졸음이 온다.
이 밤에 졸음이라니...

빗소리가 핸드폰 마이크로 저장된다.
나는 간직하고 듣고 싶다.
핸드폰 속에 봉인된 그녀의 숨소리.
플레이. 반복재생.
눈을 감는다.

내방은 차가운 비들이 활개를 친다.
방충망을 뚫고 좁은 창 그림자 안에서 서로를 죽인다.
나는 그림자에 담긴 내발을 든다.
독수리의 날개를 밟아 버릴까?
다시 눈을 감는다.

냉장고 문을 열고 매실짱아찌 하나를 집어 먹는다.
깨름찍한 슬픔이 입속에서 머문다.
손을 놓으면 저절로 닫히는 냉장고 문.
또 다시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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