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6일 토요일

비내

비가 오면 내 몸에서는 냄새가 난다
살이 부풀어 올라 구멍이 생겨 습기가 빠져 나온다
지하철 옆에 앉은 여고딩이 코를 훔짤거린다
안다
나 냄새난다
비가 오면 꽉 막힌 옷을 입는다
안에선 살이 허물어 지지만 보이는 손과 얼굴은 장국영처럼 보이려 한다
앞에 누은 거지가 눈을 흘긴다
안다
나 냄새난다. 그래도 너 보다 덜 난다
하기야 넌 냄새가 옷이 아니냐
비가 오면 길을 걷는다
가로수는 가로수대로 버스 발통은 발통대로
냄새 난다
너네들
안다
나와 냄새가 비슷하다
비가오면 나의 냄새는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유독 심하다
냄새는 양념반 후라이반에 딸려 나오는 시큼한 무우다
내 옆에 빈자리가 있어도 아무도 앉지 않는다
안다
나에게는 잘 익은 가슴살이 없다
비가오면 선술집을 찾는다
김치내, 구리수내, 잉크내, 쇳내, 종이내, 두부내, 콩내, 화장내, 비누내, 사타구니내
안다
모두 알콜에 냄새를 씻으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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