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9일 수요일

어느 피디에게 보냈던 편지

안녕하세요? 
오후에 통화를 하고 제가 느낀 건 제가 실험하고자 하는 컨셉을 미팅때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구나라는 판단입니다. 그래서 미숙한 제 자신에게 아쉬웠구요. 이렇게 메일을 보내는 이유는 피디님도 페이크다큐멘터리에 관심이 많다고 미팅때 말씀하셔서 제가 생각하는 페이크다큐멘터리가 무엇이며 또 그것을 어떤 식으로 실험하고자 했는지를 말해보고자 함입니다. 물론 이는 당락에 상관없이 순수하게 페이크다큐멘터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저의 글이고 피디님도 편히 읽어 줄거라 생각해서입니다. 

흔히 다큐멘터리는 영화에서 주로 사용되는 용어이며 이는 실 사건을 두고 사실 그대로를 전달하는 방식을 가집니다. 따라서 페이크 다큐멘터리는 '페이크'라는 말처럼 허구의 사건을 두고 실제 상황 처럼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큐멘터리 연극도 보통 영화에서 가지는 정의와 비슷합니다. 그런데 페이크다큐멘터리 연극에서는 여러가지 접근 방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남피디님께서도 말씀한 실 사건을 가상의 이야기로 만드는 것. 그리고 제가 말씀 드린 허구의 사건을 실제 상황처럼 만드는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 정의로만은 페이크 다큐멘터리 연극이 되기에는 두 가지다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이는 흔히 연극을 만드는 과정과 별반 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페이크 다큐멘터리 연극이 되기위해선 아시다시피 허구를 실제처럼 만드는 것 즉, 다큐멘터리의 사실적인 기법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페이크 다큐멘터리 영화가 다큐멘터리 영화의 자연조명, 핸드헬드 촬영, 인터뷰 형식을 빌려오는 것처럼 말입니다. 따라서 페이크 다큐멘터리 연극은 다큐멘터리 연극에서의 사실적인 기법을 빌려와야 합니다. 전 그것이 극장 조명 대신 실제 생활에서 볼 수 있는 조명기, 극적인 무대 대신 극장 환경 그대로를 공연을 위해 잠시 빌리는 방식, 그리고 가장 중요한! 극적인 대사와 연기가 아닌 배우 자신의 실제 말과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여기서 배우가 자신의 실제 말과 행동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그것은 가상의 사건과 상황을 두고 배우들이 실제로 느낀 것을 말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이는 공연에서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큐멘터리 영화가 시간을 두고 사실을 기록하고 마지막에 진실을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사실을 편집하여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처럼 배우가 가상의 사건과 상황을 두고 최대한 자신과 가깝게 말하고 행동하는 연습과정을 거치고 그것을 계속 기록하여 마지막 공연에서는 공연에 필요로하는 완벽한 자신의 말과 행동만 편집하여 관객에게 보여주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야말로 제가 추구하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연극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피디님께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전 남피디님께서 말씀한 실사건을 가상의 이야기로 만드는 방식에도 또 다른 페이크 다큐멘터리를 발견합니다. 그것은 다큐터리는 진실을 추구하는데 실사건을 가상의 이야기로 만드는 것은 진실을 해체하는 하는 것과 같이 들립니다. 이는 진실을 해체하여 또 다른 진실을 만들 수도 있으나 요즘 현대에서 거론대는 진실 없는 세계를 말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의 사실적인 기법은 형식이 아니라 인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좀 더 고차원의 페이크다큐멘터리인 것 같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미숙한 문장력이 읽는 내내 불편하게 만든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 
혹 제 글에서 잘못된 점이 있거나 조언 해주실 말씀이 있다면 답장해주십시요. 

다음 기회에는 좀 더 분명한 컨셉과 계획을 가지고 만나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땐 이 글이 저에게나 피디님에게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그럼 가을 잘보내시고 귀사의 좋은 공연 기대할께요. 

ps: 육쌍둥이가 전시에서 출발하여 공연화 되는 점. 그리고 리어왕에서 소재를 가져온 점은 저의 실험 대상이 아니라 단지 공연을 위한 착용이었습니다. 전 당분간 페이크 다큐멘터리로 실험하여 저만의 연극성을 발견하고자 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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